[명상수필: 꼭두서니] 그날따라 창밖에는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그녀가 내 옆에 앉기까지 나는 배호의 노래인 "돌아가는 삼각지"를 입으로 흥얼거리고 있었다. 선친이 즐겨 부르시던 노래라 어린 시절부터 귀에 익은 이 노래를 나는 좋아한다. '궂은비 오는 삼각지', 얼마나 낭만적인가. 무언가 그리운 서정으로 노래에 푹 빠져있는 나를 향해 그녀가 던진 질문은 "꼭두서니를 아시나요?"였다. 그해 우리는 집단 연수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녀는 상담사로서 서로를 소개하는 시간을 안내하고 있었다. 연수에 집중해야 할 시간에 우수에 젖은 나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생각 없이 그녀의 입술만 쳐다보고 있었다. "사람은 살아갈수록 자기 나름의 빛깔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꼭두서니는 꼭두서니과에 속하는 식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