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326

[일상&책 읽기:회복으로의 긴 여정_장은경]

[일상&책 읽기:회복으로의 긴 여정_장은경]-절망의 끝에서 피워낸 희망, 삶의 진정성과 삶의 구원-문학성이란 반드시 형식적인 문학작품이라는 틀 안에서만 비롯되는 것은 아니다. 작품 외적 요소라 할지라도 그것이 독자의 영혼에 깊은 감동과 파문을 일으킨다면, 이 또한 문학 본연의 가치와 결코 떨어져 있지 않다.장은경 작가의 《회복으로의 긴 여정, 절망의 끝에서 희망의 꽃이 핀다》는 바로 이러한 시각에서 나름의 문학적 질문과 답을 동시에 던져주는 책이다. 이 책의 전반적인 구조는 '도박중독'이라는 절망적 상황을 치유해 나가는 자전적 기록이자 치유 프로그램의 형태를 띤다. 자칫 단순한 생활 수기나 지침서로 읽힐 수도 있으나,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작가의 치유적 삶과 숭고한 인생철학이 깊게 스며 있음을 알 수 있..

[일상&수필산책: 그 한 편을 쓰기 위해/ 김한성의 문학 이야기]

[일상&수필산책: 그 한 편을 쓰기 위해/김한성의 문학 이야기]추석 이튿날이다. 추석도 역시 사람과사람 사이에서 시작되고 마무리된다. 가족 친지들이 한바탕 어우러져 빚는 빛깔이 때론 잘 익은 사과 맛이요 달콤한 배즙향이다. 대구문학 207호(2026.9.10.) 에 게재된 김한성 수필가의 글을 소개해 본다. 부담 없이 원로 수필가이신 김한성 님의 '그 한 편을 쓰기 위한 몸부림'에 스며들면 좋겠다. 꾸밈없는 문학인생, 수필을 쓰는 자세와 수필을 대하는 태도를 한 번쯤 생각게 하는 글이다. 선생님과의 인연은 '수필아카데미'에서 함께 강의하며 마음으로 모셨던 분이다. 한학에 능통하신 분으로서 원로 수필가이시다.[줌人_나의 삶, 나의 문학]그 한 편을 쓰기 위해/김한성1. 문학의 씨앗나는 아주 약하게 태어..

[수필&감상_사추기, 사랑에 빠지다]

[수필_사추기, 사랑에 빠지다]나는 사랑에 빠졌다. 걷잡을 수 없는 막연한 그리움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사추기의 나이에 참 많은 것에 빠져 살고 있다. 아주 사소한 것에도 감동하고 작은 일에도 눈물이 난다. 젊은 날에는 미처 몰랐던 것들, 나이가 든다는 것과 내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길지만은 않다는 것을 이제야 조금씩 깨닫는다. 먼저 떠난 친구가 가기 전 나를 흔들어 깨워 주고 갔다.“넌 아프지 말고,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와. 나중에 만나자.”친구가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가슴에서 떠나지 않는다. 함께했던 많은 일들이 이제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하고 싶은 것은 아직도 너무 많은데…… 어떡하지. 지나간 시간은 짧은 듯 흘러가고, 앞으로의 날들은 더욱 짧게만 느껴진다. 하..

[수필&감상_추사, 그가 다시 살아온다면]

[수필&감상_추사, 그가 다시 살아온다면]추사 김정희가 다시 살아온다면 지금 지구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일까.가을이다. 창밖 귀뚜라미 소리가 가을밤 분위기를 서서히 잡고 있다. 지금 네팔에서는 빙하가 녹아내리며 갑자기 덮친 물폭탄으로 전지구를 경악케 하고 있다. 수 천명의 사망과 엄청난 사람들의 부상과 실종 속에 우리 국민도 연락 두절이다. 걱정이다.하늘과 땅과 바다, 어느 한 곳 성한 곳이 없다. 지구가 멍들고 있으니 사람인들 제정신이겠는가. 훼손된 자연이 문제인지 아니면 시스템의 문제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기괴한 일들이 횡행하고 있다. 두렵고 답답하다. 혹시 노아의 방주가 다시 시작된 것은 아닐까.추사는 1786년 정조 10년, 충청도 예산 용궁리에서 태어났다. 본관은..

[시&감상: 비우다_김석]

김석:경북 포항 출생시집 《거꾸로 사는 삶》《 침묵이라는 말을 갖고 싶다 》《괜찮다는 말 참, 슬프다》외.대구예술상, 대구문학 올해의 작품상 수상대구문인협회사무국장, 감사, 대구예술가총연 합회감사 역임. 한국문인협회, 대구문인협회, 대구시인협회, 죽순문학회, 진각문학회 회원.비우다/ 김석강이 물을 비우니 바닥이 보이고내가 나를 비우니 허물만 보이네비워라비우지 못한 잿빛 하늘---김석 시인의 시다.출전:시집 《바위 속을 헤엄치네, 고래》비우고 산다는 것은 힘이 드는 일이다.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비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며칠 째 보이지 않는 길고양이를 두고 걱정이 앞선다. 이 놈이 어디를 갔나? 간혹 며칠씩 바람을 피우다 다시 집을 찾아오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일주일 째 보이지 않으니 살짝 불..

[책 읽기&감상: 소설 《동의보감》, 'N포세대'를 생각하다]

세재개편에 따른 보통 사람들의 가슴이 먹먹하다. 1 가구 1 주택, 수 십 년을 살 수밖에 없던 집을 처분하고 조그만 새장 같은 집 하나 마련하여 살겠다고 헐렁한 주택을 헐값에 던져 놓았지만 주택시장은 얼어붙었고 내 조그만 바람은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 되어 버렸다. 토지거래허가제, 대출규제 등 등 무엇이 서민을 위한 정책이고 생활안정대책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이런 시국에 동의보감을 읽고 허준을 이야기하고 N포 세대들을 들먹거리면 무엇하랴만 답답한 속 마음 어이 할 길 없어 그냥 또 한 자 적어본다.삼민(三民)의 땅에서 약초를 캐는 한 남자가 있다. 약재의 출납과 간수를 맡아 앞뒤 일을 미리 꿰뚫어 보면서도, 그는 그저 묵묵히 산을 오르내린다. 이은성의 소설 《동의보감》 속 허준이다. 약초에 ..

[책 읽기&감상] 화룡점정, 이은성의 '소설 동의보감'과 김난도의 '트렌드'를 생각하다

책상 위에 놓인 《트렌드 코리아 2024》,《트렌드코리아 2025》,《트렌드코리아 2026》을 바라보는 마음이 복잡하다. 아니, 가슴 한구석이 벅차오르면서도 아득해진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튀어나오는 매력적인 신조어들은 이해가 될 듯 말 듯 난해의 경계선을 오락가락한다. 마음이 이토록 착잡한 것은 1990년 초판 발행된 이은성의 《소설 동의보감》에 푹 빠져 있는 와중에, 몇 해전부터 김난도가 던지는 새해 최신 트렌드가 머릿속을 사정없이 흔들어 놓은 탓이다. 경제나 사회, 문화 쪽으로 특히 AI와 관련된 것들에 대해 문외한인 나로서는 ChatGPT에 편승하기란 여간힘 든 일이 아니다. 책도 사람도 흐르는 세월 앞에서는 어쩔 수 없이 기가 죽는 것일까. 누렇게 빛바랜 《동의보감》의 표지가 유독 고개를 깊..

[일상&수필: 로컬푸드, 만 원의 행복]

수필_로컬푸드, 만 원의 행복요즘 나는 대구도심철도 2호선을 타고 문양역 로컬푸드에 자주 간다.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많고 신선한 농산물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꼭 무엇을 사지 않더라도 한 바퀴 돌며 이것저것 구경만 해도 좋다. 재래시장 같지 않은 재래시장이 로컬푸드다.오늘은 오이 묶음 두 봉지와 3,500원에 참외 아홉 개를 샀다. 하도 저렴하기에 혹시나 싶어 집에 오자마자 참외 하나를 먹어보니 꿀맛이다. 오이는 며칠 전에 사서 다 먹고 또 샀다. 작고 가늘고 가격마저 저렴한 것들이 맛도 좋다. 단돈 만 원으로 횡재한 기분이다. 이것이 행복이 아니고 무엇이랴.지하철역을 나서 마천산 등산로 옆길로 접어드니 오랜만에 고향에 온 느낌이다. 농수로에는 맑은 물이 졸졸 흘러가고, 개구리들이 논밭 사이를 오가며 ..

[책읽기&감상: 소설 《동의보감》_명의 유의태 (名醫 柳義泰) 제2화 >]

책 리뷰_ 소설 《동의보감》_명의 유의태 (名醫 柳義泰) 제2화 >-천을귀인을 만난 허준, 나도 샐리를 꿈꿔보다-인생을 살아가며 누구나 한 번쯤 '사람 복'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푸근해지는 사람, 아무런 대가 없이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 그리고 그 도움을 받으면서도 마음의 짐이 되지 않는 사람. 살면서 그런 천을귀인을 만날 수만 있다면, 그 인생은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이나 다름없다.최근 이은성의 소설 《동의보감》을 다시 읽으며, 나는 산음 땅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허준의 발걸음을 가만히 따라가 보았다. 신분 사회의 철저한 억압 속에서 고향을 탈출해 한 치 앞도 알 수 없던 허준. 그런 그가 산음에서 만난 이방과 구일서는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천사들이었다.빈..

[책읽기&감상: 소설 《동의보감》_명의 유의태 (名醫 柳義泰) 제1화

책 리뷰_ 소설 《동의보감》_명의 유의태 (名醫 柳義泰) 제1화 >-드디어 경남 산음 땅 도착-사랑은 우연히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사람도, 사랑도 다 저마다의 때가 있는 법이다. 오래전 어느 가전제품 광고 카피처럼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고 하더니, 막상 살아보니 삶에는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하는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선택이란 신중할수록 좋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늘 성공적인 것만도 아니다. 우리 삶의 일정 부분에는 분명 '운명'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나는 그 운명 앞에 무릎 꿇기보다, 그것을 어떻게 헤쳐 나가느냐에 삶의 역점을 두고 싶다.소설 속 다희와 허준, 두 사람의 인연을 보면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삶의 지혜가 보인다. 비록 소설이라는 허구의 틀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