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수필: 바람과 나무처럼] 사랑의 계절이요, 결실의 계절이다. 서로가 서로를 사랑해야 한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기 힘든 세태다. 그래도 우리는 서로를 사랑해야 한다. 그것도 믿고 사랑해야 한다. 사랑은 믿음이다. 이 계절, 온몸으로 서로를 사랑하는 바람과 나무를 보라. 세차게 휘몰아치는 바람이 나무를 때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격렬하게 나무를 사랑하는 것이다. 나무도 이를 알기에 온몸을 맡긴다. 우리는 바람과 나무의 내밀한 사랑을 배워야 한다. 낙엽은 그냥 낙엽이 아니다. 온몸을 맡긴 나무의 고통이요 떨어지는 눈물이다. 바람이 격하게 나무를 사랑한 흔적임을 나무는 알고 있다. 강풍이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와 함께 바람이 낙엽을 쓸어가고 있다. 겨우 붙어 있는 잎들마저 용납이 안 된다.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