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수필 레시피: 그때 바로 그때 ] 무의미한 일상을 의미 있는 일상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도 수필이 지닌 매력이라면 매력이다. 수필의 레시피는 따로 없다. 일상사 자체를 잘 버무리는 것이 수필의 레시피다. 욕실 세면대 배수관을 뚫는 일도 의미 있게 매만지면 수필로 거듭난다. 세면대가 막혔다. 부엌 개수대 또는 배수구 배관이 막히면 영 밥맛이 없다. 특히 단독주택은 더하다. 뭐든지 막힘이 없어야 밥맛도 있고 살 맛이 난다. 몇 달 전에 글씨용 붓을 씻다가 붓을 놓쳐버려 세면대로 빨려 들어간 것이 결국 일을 내고 말았다. 양칫물이 주위를 맴돌다 힘없이 흘러내리니 배수관 틈새가 막혀도 꽉 막힌 것이 틀림없다. 철사용 옷걸이를 일자로 풀어 들쑤시니 치간칫솔이며 머리카락이 한 움큼이다. 그래도 어설픈 철사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