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감상: 앞산 둘레길] 앞산 둘레길 장맛비가 이마를 훑고 간 날 머리카락이 뭉티기로 날아가 버렸다 산다는 것은 늘 가로등 불빛과 같다 한 무리의 하루살이들이 온몸에 피를 토하고 있다 교미를 끝낸 하루살이가 장맛비를 타고 흘러간다 맨발의 청춘도 아닌 아낙들이 맨발로 원시림을 거닐고 있다 지나가는 길손들이 바람을 일으키고 길숲 토끼 세 마리가 놀고 있다 부부인 듯 두 마리 토끼가 입맞춤을 한다 즐거운 세상이다 쫑긋 서 버린 두 귀가 발정을 하는 사이 한 놈이 시샘을 하며 뒷다리를 차고 오른다 여전히 맨발의 아낙들이 원시림을 거닐고 교미를 끝낸 두 마리 토끼가 콧구멍을 실룩거리고 있다 얼굴 없는 아낙들이 멀겋게 흘러가는 빗물을 신기한 듯 바라본다 맨발의 대학이 원시림 유생들을 유혹하고 세 마리 토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