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여서 외로운 것이 아니라 같이 있어도 외로운 것이 사람이다. 어쩌다 외로움이 밀려 들 때면 나는 그를 즐긴다. 그를 즐기는 방식에는 여럿 있지만 주로 노래를 하거나 시를 읽는다. 그렇다. 노래는 그놈을 토해내고 시는 그놈을 먹어 버린다. 하여 노래가 시가 되고 시가 노래가 될 때쯤 가벼워진 몸은 허공을 날고 있다. 그놈 참 무겁긴 무거운 모양이다.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가라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