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수필: 팔공산 거북바위, 황홀한 외도] 그날도 나는 바람을 타고 있었다. 아니 바람을 탔다기보다 차라리 외도를 꿈꾸고 있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진초록의 싱그러운 풀냄새를 한껏 들이키며 숲 속 능선을 오르내리는 마음은 부풀 대로 부풀어 올랐다. 사랑이라 이름 짓는 여인의 몸은 언제나 아름다운 것, 길게 쭉 뻗은 연분홍 철쭉이 오목하니 들어간 보조개로 나를 반겼다. 설렘이랄까. 좁은 암벽 사이 벌어진 하늘구멍에 대한 호기심. 진실한 사랑이 아름답다면 그 사랑을 위한 외도 또한 위대한(?) 것이 아닐까. 팔공산 수태골 지나 거북바위는 이렇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틈새를 뚫고 잘 자란 노송 하나, 땅이 아닌 바위를 뚫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 외도의 위력이란 그래서 아름다움으로 피는 것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