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수필: 사랑의 길 되게 하소서]환호공원, 바다를 짚고 일어선 '스페이스 워크'(포항 환호공원에 있는 하늘 구름다리)에 올랐다. 하늘과 맞닿은 가을바다가 일렁인다. 허리를 굽혔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흐느끼듯 바다가 눈물을 쏟아내고 있다. 삶과 죽음, 그녀는 갔다. 사랑했던 바다 시인은 갔다. 잠시 나는 떨리는 기도를 올렸다. 명시, 명작, 뭇 시인들의 삶에 있어 영원한 스승이요, 문학적 삶의 보편성과 항구성을 지녔던 여류시인 김남조. 선생이 유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을 나는 '하늘 구름다리'에서 접했다. 길게 한숨을 토해 내듯 출렁이는 파도도 잠시 중심을 잃고 갈팡질팡이다.향년 96세, 어쩌면 천수를 누린 축복받은 인생, 하느님 곁으로 훨훨 날아간 순수의 영혼을 나는 경배한다. 사람을 사랑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