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수필: 대니산 끝자락, 도동서원] 도동서원 가는 길은 언제나 얌전한 꽃길이다. 길가 코스모스도 고개를 숙이고 달맞이꽃도 얼굴을 가린다. 길이 얌전하니 길손의 마음도 저절로 겸손해진다. 낙동강을 끼고 현풍 살짝 돌아가면 구지면 도동리 대니산 서북쪽 끝자락에 똬리를 튼 도동서원이 있다. 하늘 높은 가을, 사백 년 수령 넘은 노거수, 황금빛 은행나무가 길손을 반긴다. 윤리와 도덕, 성리학의 결정체인 우리의 서원에는 도동서원을 비롯 소수, 남계, 필암, 옥산, 병산, 돈암, 무성서원 등 9개 대표 서원이 있고 이들은 모두 유네스코에 등재되어 있다. 낙동강을 따라 서원을 향하다 보니 자연스레 박 목월의 《나그네》란 시가 목젖을 울린다.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