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감상: 이은성의 소설 동의보감(상) 리뷰, 龍川脫出: 제2화] -봄을 맞이할 마지막 대설- 친구 없이 살 수 있을까. 남자나 여자나 괴로울 때는 친구를 찾아간다. 일없이 잘 지낼 때는 친구도 필요 없다. 적어도 나의 경우는 그렇다. 아니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다. 괴로울 때 친구만한 상담사도 없다. 허준도 늘 괴로우면 친구 양태를 찾아 신세타령하며 퍼마신 술이 한 말은 넘지 싶다. 그것뿐이랴. 책갈피를 오고 가는 이야기를 힐끔힐끔 쳐다보면 내심 불쌍한 "천첩, 어머니의 울분"을 아니 "불쌍한 한 여자"의 일생을 위무하듯 그렇게 자책하며 작부들의 가슴을 마구 쳤음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괴로울 때는 친구와 술이 딱 제격이다. 허준도 속이 뒤틀리면 술친구 양태를 찾아간다. 양태와는 어울렸다 하면 술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