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대하소설 [아리랑 제1부 아, 한반도] ♤제8화:《차라리 죽자》 《차라리 죽자》, 많이 들어 본 소리다. 한두 번 해 본 소리지만 모두들 끝내 살아 있다. 이 말 뒤에는 "그래도 살자"라는 말이 스며 있는 것 같다. 극과 극이 주는 절묘한 세렌디피티, 그래서 가끔은 나도 죽었다가 살아있다. 운명과 숙명, 그 명확한 차이를 모르겠지만 그 속에서도 사람에게는 우연이 아닌 운명적 세렌디피티가 있다. 나를 지탱하게 하는 힘, 그것은 절박 속에서 솟구치는 강인한 생명력 인지도 모르겠다. 감골댁도 그렇게 또 살아갈 것이다. 의 중심인물, 감골댁. 다섯 식구가 밥상에 둘러앉았다. 큰딸이 보름이고 보름이의 동생이 정분, 셋째 딸은 수국이다. 막대 아들이 대근이다. 큰아들 영근이는 돈을 벌기 위해 부역을 가고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