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동의보감, 법고창신(法古創新)이 따로 없다.- 멀쩡한 대낮에 버스정류장을 돌진한 차를 목격했다. 다행히 다친 사람 하나 없었다. 아니 이 시기에 이런 끔찍한 일이. 급발진인지 오작동인지 차에서 내린 운전자가 한참을 멍하니 섰다가 어디엔가 전화를 한다. 나도 멍하니 서 있었다. 어디로 가야 하나. 어지럽다. 버스 두 대 놓치고 내가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좌충우돌, 차는 머리를 처박고 있는데 나는 어디로 갈지 몰라 박살 난 유리알만 쳐다보고 있었다. 정말이지 차도 미치고 사람도 미친 것인가. 봄인지 가을인지 겨울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지만 계절이 이러하니 꽃도 하늘도 땅도 사람도 제정신이 아니다. 땅이 썩고 바다가 뒤집히고 하늘이 어지러우니 어디 사람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