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달의 길, 치부의 길이 아닌 의(醫)의 길, 텅 빈 병사(病舍), 불안한 공존- 프랑스의 세느강변과 이탈리아의 폼페이우스 광장이 허준과 유의태에게 손짓을 한다. 한바탕 소란을 피우고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든 의료대란, 도무지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분초를 다투는 환자들은 고통을 받고 있다. 유의태의 마음이 착잡하다. 울부짖는 병자를 외면하고 영달의 길로 떠나간 아들 도지와 수제자 임오근. 그리고 아들을 따라가 버린 아내. 아들 도지는 내의원 시험에 합격했지만 집안은 오히려 풍비박산(風飛雹散)이 되어 버렸다. 유의태가 "헬조선"을 외치자 허준이 맞받아친다. "헬조선, 젠장 빌어 먹을 것들." "치병용약(治病用藥)의 술(術)이나 의료제민(醫療濟民)의 이상에 앞서 의원이 의원이고자 하는 그 심지와 품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