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수필: 정호승의 시를 알고자 한다면] 정호승의 시를 읽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나는 정호승 시인을 좋아한다. 사람의 향기가 잔잔하게 녹아 흐른다. 글에 가식이 없다. 그저 말하듯 줄줄 엮어가는 글줄이 때론 클래식이 되고, 때론 트롯이 되어 가슴을 울린다. 그는 "불행으로부터 멀리 도망치는 일에 최선을 다했으나 결국 실패한테 무릎을 꿇고 울었다." 고 했다. 얼마나 인간적인 말이면서도 깊은 울림을 주는가. 불행으로부터 벗어나기란 어렵고도 힘든 것. 나 역시 무릎을 꿇고 속죄의 시간이 흘러가야 치유된다는 것을 알기에 그 진정성에 목이 울컥한다. 그는 아버지의 임종도 어머니의 임종도 끝내 보지 못했다. 나도 어머니의 임종을 보지 못했다. 최명희가 말하는 '혼불'의 참사랑을 놓쳐 버린 회한은 세월이 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