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봉교역이다. 대봉교역은 대구 전통 백화점인 대백프라자와 연결되어 있다. 백화점이 플라자고 플라자가 백화점이다. 재래시장인 수성시장을 돌아 나와 대봉교역에 내리면 바로 대백프라자가 눈에 들어온다. 재래시장에 익숙한 나는 백화점 입구에서 잠시 주춤, 입고 있는 바지를 추슬러본다. 연결통로에 늦가을 내음 가득한 하늬바람이 분다. 역사(驛舍)와 연결된 통로를 따라가면 바로 플라자 실내가 나온다. 넓고 아늑한 백화점 안에는 역시 화장품 등 값진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잠시 정신 나간 사람 마냥 이 구석 저 코너를 돌아보지만 항상 발길이 머무는 곳은 통로 쪽 의류 세일 판매대다. 재래식 좌판에 익숙한 몸을 어이하나. 바지 하나를 두고도 몸은 백화점에 있고 마음은 재래시장 쪽으로 기울어 있다. 서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