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따라 마음 따라]: 자작수필 & 자작시

[명상 시: 운암지에서]

백두산백송 2023. 10. 26.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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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시: 운암지에서]

운암지를 가로질러
오리 네 마리가
신바람이 났다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
벌어졌다
수놈 두 마리가 동시에
암놈 등에 올라탔다

오리도 사랑할 때
올라탄다는 것을
처음 보았다

목감기가 심하게 들어 온몸이 쑤셨지만 마냥 누워 있을 수 없었다. 지상 3호선을 타고 운암역에 내려 운암지를  찾았다.  가을햇살 속에 연못이 예쁘게 미소 짓고 있었다. 잘 꾸며진 운암지는 낮과 밤이 따로 없이 아름답다. 인공폭포수가 절벽에서 떨어지고 원앙과 수달이 짝을 짓고 노니는 곳이 운암지다. 여러해살이풀로 고랭이가 있는가 하면 노랑꽃창포가 있고 제비붓꽃과 수련과 부채붓꽃이 있어 사계절 주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수시로 찾아가는 운암지에서 정말이지 난생처음, 그것도 벌건 대낮에 오리들이 쌍으로 사랑을 하는 장면을 본 것이 대박이라면 대박이다.  몸통 큰 오리 네 마리가 춤을 추니 못물이 몸살 하듯 출렁인다. 왕성한 오리 네 마리가 부럽다. 오리도 사랑할 때 올라탄다는 것을 처음 보았다. 돌아가는 길에 로또라도 한 장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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