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따라 마음 따라]: 자작수필 & 자작시

[명상 시: 기가 찬다]

백두산백송 2023. 11. 6.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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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하회 양반탈/다음에서 펌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등을 바라보고 있었다. 차도(車道)에 자전거 길이 생기고부터 자동차가 자전거 꼬리를 물고 갈 때를 종종 본다. 강변 자전거 길을 달릴 때는 기분이 좋았다. 멋진 구상이 삼천리 방방곡곡을 자전거로 달리게 만들었다. 강물 이은 자전거 길은 사람들이 다 좋아한다. 하지만 자동차 도로 갓길, 자전거 길은 아무리 생각해도 '개발에 편자'다. 어울리지 않는 도로 환경이 종종 나쁜 결과를 낳고 있다. 사람 탄 자전거가 역주행해도 말리는 사람이 없다. 위험천만한 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매일 달린다. 자동차가 달리는 갓길, 자전거 길이 하루빨리 없어지면 좋겠다. 도로 위 자전거 길 때문에 사람도 차도 자전거도 제정신이 아니다. 횡단보도 앞에서 이 때문에 입씨름을 벌였다. 기가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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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시: 기가 찬다]

아무리 눈을 부릅뜨고
소리를 퍽 질러도
사람들은
내 얼굴 보고는 픽 웃는다

사람 좋다는 말이
꼭 어디 나사 하나
풀린 인간으로
들릴 때가 많다

나는 나를 알지만
사람들이 나보다
나를 먼저 알고
하는 말이다

아무리 눈을 부릅뜨고
소리를 꽥 질러도
사람들은
내 얼굴 보고는 픽 웃는다

그래서 나는 한 번도
싸움 같은 싸움을 해
본 적이 없다

가끔은 전깃줄에 앉은
참새도 나를
보고는 웃는다

양반탈 같은
내 얼굴이 그래도 좋다고
거울도
웃고 있다

백정도
각시도 부네도
웃고 있다

기가 찬다

아무리 눈을 부릅뜨고
소리를 버럭 질러도
사람들은
내 얼굴 보고는 픽 웃는다

※백정, 각시, 부네는 안동 하회탈에서 따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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