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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감상: 조정래의 아리랑 리뷰 1권 제3화 《일본말을 배워라》]

백두산백송 2023. 11. 1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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趙庭來 大河小說 아리랑 제1부,한반도1,3화 일본말을 배워라

조정래 대하소설 [아리랑 제1부 아, 한반도]

♤1권 제3화 <일본말을 배워라>: 줄거리 및 감상

-제3화. 등장인물의 핵은 백종두와 아들 남일.  보조 인물은 기생 옥향. 앞으로 보조인물 옥향의 행위를 눈여겨 볼 일이다. 기회주의자 백종두,아들 남일에게 일어를 배워야 한다고 닥달. 일어학원은 개항장마다 들어섰고,1900년에11개였던 것이 4년 뒤에는 30개가 넘게 불어나 있었다.-

언제 어느 시기든 기회주의자는 일시적으로 성공한다. 그래서 선택과 기회는 성공의 절반을 이루고도 남는다. 군산 일대가 변하기 시작한다. 일본 기생 가이샤가 들어오기 시작하니 기존 기생집도 밑판이 흔들린다. 개항의 물결, 기생 옥향이와 아전 백종두의 관계가 흔들리고 있다. 가만히 누워만 있으도 될 일을 옥향이에게 일어 배우기를 강하게 권하며 옥향과 백종두의 대결이 벌어진다.

일본어를 배워 두라는 백종두의 말을 듣고는 끝내 백종두를 거부하며 일단 둘의 관계는 끝나는 것 같지만.....  제1부 전편을 관통하며 긴장감을 더해 주는 것이 동학교들의 이야기다. 실패한 것 같지만 요소요소 터져나오는 민중들의 저력. 개항과 동시에 봉건적 질서가 허물어지기 시작하면서 민중의식이 싹트기 시작한다.

세상은 나날이 달라져 가고 있었다. 노비제도가 없어지고 동학당의 영향으로 백정을 면천, 머리에 갓을 쓰도록 허락해 준다. 이런 세태 속에서 일본의 힘은 강도를 더해 가고 세상은 변하기 시작한다. 조선관직이 허약해지고 족보가 아닌 돈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어갔고, 밀고들어오는 일본의 힘을 거역하지 말고 업혀야 한다는 것이다. 지배층과 밑판의 변화, 그 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하는 인물의 대유가 백종두다. 여기에 언젠가는 맞서게 될지도 모를 옥향의 태도 변화가 복선으로 자리잡는다.  "백종두의 머리는 순간적으로 비약하고 있었다. 그의 머리는 한동안 옥향이의 아버지를 동학당이라고 단정해 놓고 옥향이가 기생이 된 사정과  그 맹랑한 생각과를 엮어 나가고 있었다."

소설은 이렇게 복선을 깔고 진행된다. 등장인물의 내면심리가 적나라하게 파해쳐지고 작가는 전지전능한 위치에서 등장인물들을 이리저리 요리한다.

아들 백남일에게 끈질기게 빨리 일본어를 배우게 하고 바다 건너 들어오는 일본의 활동사진을 더 많이 보게 하여 아들을 통변으로 만들고자 하는 백종두. 그는 카멜레온이다. 신묘하게 처신을 잘 한다. 동학때는 동학당에서 세운 집강소에서 일을 보게 된다. 집강소는 동학 농민 운동 때, 동학 농민군이 전라도 각 고을의 관아에 설치한 일종의 자치 기구다. 그러다가 동학당이 망하기 시작하자 다시 관아 동헌으로 옮겨앉게 된다. 과히 변신의 귀재라고 보면 된다.

자신도 일본어를 배우고 아들 남일도 일본어를 더 빨리 배우기를 다그치는 백종두. "일어학원만 나오면 급료 좋고 권세 잡을 수 있는 일자리가 얼마든지 기다리고 있다."

소설은 주어진 세계와의 대결 양상이 긴장을 이끌며 독자를 빨아들인다. 새로 등장한 기생 옥향과 아들 남일.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개항은 속도를 더해 가는데 주어진 세계와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갈지. 일어학원은 나날이 불어가고 있었다. 제4화<거미줄>이 기대된다.
(2023.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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