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의 3대 대하소설 중의 하나인 <아리랑>이다. 줄거리를 요약하며 감상문을 써 본다. 이렇게 하다 보면 민족사에 대한 나름의 생각이 조금이나마 정제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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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대하소설 [아리랑 제1부 아, 한반도]
♤1권 1화 <역부의 길>: 줄거리 및 감상
대하소설 아리랑은 구한말 갑오개혁에서 해방까지의 민족의 수난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일제치하의 참상은 겪어 본 사람만이 알고 실상을 이야기할 수 있다. 그렇다고 경험이 없다고 그것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자격마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간접경험이 중요하고 그것을 토대로 우리는 공감 하며 웃고 운다. 책을 읽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사실을 바탕으로 하는 역사소설이야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민족의 수난사는 근원적으로 우리 모두의 아픔이다.
제1화 역부의 길, 등장인물로는 과부인 감골댁과 아들 방영근, 딸 보름, 조력자 지삼출이 등장한다. 그리고 갈등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장칠문은 역부로서 이민자를 모집하는 모집책으로 보부상인 아버지 덕에 군산에 터를 잡은 인물이다. 빚쟁이 놀음을 하는 김가와 한통속이 되어 감골댁을 말아먹는다.
구한말 동학농민운동에 가담한 남편이 2년 만에 병을 얻어 돌아온다. 과히 혁명이라 일컫는 동학농민운동, 녹두장군 전봉준이 스치고 감은 당연하다. 서서히 일제의 수탈은 심해지고 자치권을 상실해 나가는 쇠퇴한 국운, 고종은 일제에게 자치권한을 부여한다.
탐관오리들의 부정부패, 전라 고부 군수 조병갑의 수탈은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민중봉기의 대유로서 동학농민운동은 그 역사의 한 획을 긋고 있다. 민초들의 고초, 감골댁은 남편의 병고로 가산을 탕진하고 남편이 죽자 20원의 빚을 지게 된다. 빚은 예나 지금이나 삶의 밑판을 흔든다. '빚쟁이는 발을 못 뻗고 잔다.' 한통속인 빚쟁이 김가놈과 장칠문의 꼬임에 빠져 아들 방영근은 빚을 갚기 위해 부역선에 팔려간다. 돈 20원을 받기로 하고서......
가난한 자는 늘 가난하다. 어쩌면 가난을 몰고 다니는지도 모른다. 감골댁은 아들의 몸값으로 빚 18원을 갚고 남은 2원으로 딸 보름을 시집보낼 계획이었지만 이들 두 놈에게 사기를 당해 이마저도 수포로 돌아간다. 실로 당시 2원이란 돈의 위력은 대단했던가 보다.
어려울 때 신은 늘 조력자를 붙여 준다. 머슴 지삼출이 바로 이런 인물이다. 감골댁에 닥친 위기를 해결해 주고자 장칠문과 대결을 하지만 해결은커녕 홧김에 장칠문을 때린 죄로 주재소에 감금된다. 약자는 늘 이렇다. 정의는 있는 자의 것이지 약자의 것은 아니다. 힘없고 가진 것 없는 놈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1904년 그해 7월 군사경찰훈령에 의해 조선의 치안이 일본군에게 넘어간 사실을 알 리 없는 감골댁은 지삼출이 쇠고랑을 차고 헌병에게 잡혀 가자 파랗게 질려 울부짓는다. <제1화. 역부의 길>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먹구름의 기세만큼 바람결도 거칠고 드센 김제, 만경 들판, 하룻밤 감옥살이에 들어간 지삼출의 인생이 시커먼 먹구름에 휩싸인다. <1권 2화. 철도공사장 일꾼>이 된 지삼출의 삶의 여정이 사뭇 궁금하다.
"새애야아 새애야아아 파아라앙새애야아
노옥두우우밭에에 아안지이마라아아
노옥두우꼬옻치이이 떠러어어지며언언
청포오오자앙수우우 우울고오오 가안다아아 "
'녹두장군이 사형을 당하자 여인네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남몰래 불리어지고 있던 노래'를 여운으로 달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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