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참한 현실이다. 천사도 떠났다. 불특정 다수를 향한 분노가 있는가 하면 내가 싫어 타인의 목숨까지 빼앗아 간다. 여기에 또 전쟁이...... 천사도 돌아설 만큼 하늘이 원망스러운 현실이다. 사람이 천사를 닮아가야 하는데 천사가 사람을 닮아가니 하늘도 오염되어 간다.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는 천사의 하늘에서 비장미를 느끼는 한 편의 시를 묵상으로 하루를 시작해 본다.
천사의 메모/ 정호승
천사도 인간을 증오할 때가 있다
인간이 인간을 증오하고 끊임없이
서로 죽이는 것을 보면
우크라이나 어린이들까지 무참히 죽이는 것을 보면
천사도 인간을 닮아
증오심이 가득한 천사의 마음을 지닐 때가 있다 인간을 위한 천사이기를 포기하고
인간을 위해 결코 울지 않을 때가 있다.(천사의 메모 전문/정호승)
이제는 그만 그쳐야 한다. 한 줌 땅이 소중한 만큼 목숨 또한 소중하다. 천사 같은 아이들 죽어 죽은 영토 확장한들 무슨 의미가 있나. 이제 그만하자.
전쟁도 전쟁이지만 미치겠다. 마음이 아파도 그냥 아프지 않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사채 업자가 또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 싱글맘이 어린 딸을 남겨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빌린 돈은 고작 몇십만 원, 이자가 하늘을 찌른다. 갚을 길이 없다. 사채업자의 이자는 이자가 아니다. 갚을 수 없는 지옥이다. 한 달 만에 이자가 천만 원이 넘는다. 협박, 공갈, 싱글맘의 친구는 물론 딸애의 유치원 교사까지 협박, 그놈의 사채업자는 정말이지 인간이 아니다.
인간의 탈을 쓴 투명인간들이 너무 많다. 유서를 남긴 싱글맘을 향한 극단의 저주처럼 남은 식구들마저 죽이겠다며 협박했다. 하늘 어디에도 천사는 없다. 천사가 없는 것 아니라 귀신도 저승사자도 없다.
"사랑한다 내 새끼. 다음 생에서도 사랑한다." 싱글맘은 그렇게 갔다. 땅이 썩고 하늘이 멍들고 사람이 미쳤다. 천사도 부처도 하늘도 모두 돌아 앉은 세상. '천사의 메모'가 사람 살리는 부적이라도 되면 좋겠다.(2024.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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