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공원역은 달성네거리와 달성공원 부근에 위치해 있다. 대구 사람치고 달성공원을 모르는 사람이 없기에 역명을 달성공원으로 정했다고 한다. 다른 역에 비해 한산한 느낌을 주지만 그렇다고 주변 경관이나 상가가 허접한 것은 아니다. 몇 해전부터 달성공원을 옮긴다는 논란이 있었지만 아직까지 옮기지 못하고 있다. 2027년 완공으로 수성구 쪽으로 이전한다는 뉴스를 언젠가 들은 것 같다. 대구시의 도시정비 정책을 나로서는 알 수 없지만 굳이 옮겨야 하는 이유 또한 모르겠다. 달성공원 동물원을 대구대공원으로 이전한 후 달성공원을 달성토성으로 복원시킨다는 계획은 확실한 것 같다.
달성공원역 근처 수창동에는 대구수창초등학교가 있다. 수창초등학교는 1907년 사립 '수창학교'로 시작해서 2024년 기준으로 개교 117주년이 된다. 엄청난 역사를 지닌 유서 깊은 학교로서 지금은 공립 초등학교다.
대구수창초등학교 옆 등굣길은 순종 황제의 남순행길인데 부끄러운 역사의 한 단면으로 논란이 제기되어 어가(御駕) 만 남겨두고 순종 황제의 동상은 철거되었다. 아픈 역사를 되새기는 '다크 투어리즘'의 목적을 목표로 한 사업이 일제 미화사업이란 논란이 일면서 실패한 사업으로 흔적만 남아 있다.
달성공원의 역사는 나무위키를 통해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달성은 원래 토성으로 삼한시대 달불성이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1596년 상주에 있던 경상감영이 이전해 왔다. 경상감영은 1905년 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일제강점기에는 대구신사(大邱神社)가 있었다. 1963년 달성이 사적 제62호로 지정되었고 1969년 다시 공원으로 탈바꿈하고 1970년 달성공원 동물원이 개장했다고 한다.
달성공원 근처에 사는 비산동, 내당동, 원대동, 대신동, 달성동, 고성동주민들은 이 지역을 줄여서 "달공"으로 부른다고 한다고 한다. 기실 대구(大邱)의 옛 지명인 달구벌, 달구화, 달불성 등의 지명은 모두 달공에서 나왔다. 이렇고 보면 달성공원역 달공은 대구광역시의 뿌리이자 본류라 할 수 있단다.(*아래위 내용 나무위키 및 다음카페 참조)
달성공원역에 내리면 북성로는 꼭 가봐야 한다. 도로 인접 점포들이 공구점이나 목공공업, 수공업 전문 점들이 즐비하다. 그런가 하면 북성로 연탄불고기와 우동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고 돼지껍데기 요리는 소주 안주로도 일품이다. 수창초교를 비롯 일제의 어두운 흔적이 있기는 하지만 후미진 어두운 우리의 역사를 어찌하랴. 일제의 잔재라 하여 세웠던 순종의 동상을 다시 철거한다거나 어가(御駕)도 확 갈아엎어버린 것은 생각해 볼 일이다. 어두운 흔적과 역사는 어두운 것으로 소화해서 정신적 자산으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 '다크 투어'의 목적은 바로 여기에 있다. 법고창신은 이런 의미가 융해된 말이다.
대구 도시철도 3호선 달성공원역 근처의 대구예술발전소는 이런 유의 법고창신을 한 차원 높게 유산으로 남겨야 한다. 아름다운 유산, 우리의 혼은 우리가 가꾸어야 한다.
달성공원역에서 달공을 생각하고 달성공원을 되돌아본 마음이 썩 밝지만은 않다. 초겨울 바람이 생각보다 싸늘하다. 이육사의 시 절정 한 구절을 읊어본다.
'어데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발 재겨디딜 곳조차 없다'//
육사도 가고 한용운도 가고 동주도 없다.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그래도 북구청역을 향해 가는 지상철은 아름다워 보인다.(2024.11.24.)
'[일상 따라 글 따라]: 일상 & 수필 레시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상&수필 레시피: 3호선 여정, 청라언덕역] (66) | 2024.11.27 |
---|---|
[일상&수필 레시피: 천사도 떠났다] (72) | 2024.11.27 |
[일상&수필 레시피: 북구청역] (74) | 2024.11.27 |
[일상&수필 레시피: 동주 생각] (85) | 2024.11.27 |
[일상&수필 레시피: 몰입의 즐거움] (96) | 2024.1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