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심철도 3호선 북구청역이다. 지상철 3호선은 2009년 착공하여, 2015년에 개통했으며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대중교통의 모노레일이다.
역명이 북구청역이지만 북구청과는 조금 떨어져 있다. 북구청역에 내려 전동차가 곡선을 그리며 원대역을 향해 가는 것을 보면 동화 속 그림처럼 환상적이다.
고작 3개의 차량뿐이어서 그런지 요즘 3호선을 타면 객실 빈 좌석이 없다. 최고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고객의 신뢰도가 높다 보니 3호선을 이용하는 승객도 부쩍 늘어난 느낌이다. 다만 65세 이상 무임승차객이 많다 보니 적자운행이 깊어지지는 않을지. 3호선을 자주 이용하는 승객으로서 살짝 미안한 생각과 함께 걱정이 되기도 한다.
다행히도 대구교통공사는 운영적자 개선을 위한 자구책으로 3호선 30개 역 799 교각 중 60여 교각이 광고 가능하여 광고사업으로 적자폭을 조금이라도 줄인다고 하니 그나마 공짜 승객으로서 환영할 일이다. 교각광고를 통해 도심 속 미관도 살리고 광고도 할 수 있으니 이것이 바로 일석이조가 아니고 무엇이랴.
역명이 북구청에다 북대구 세무서를 앞에 두고 있으니 자연스레 무임승차에다 적자폭이란 말이 떠올랐다. 주제넘은 생각이지만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적자 운행이지만 대구교통공사가 지방 공기업으로서 경영평가 1위 달성이란 현수막을 보는 순간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1.2호 선도 그렇지만 나는 3호선 전동차가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차라리 돈을 내고 이용할 수 있다면 3호선에 더더욱 애착을 가질지도 모르겠다. 용지에서 칠곡까지, 칠곡경대병원에서 용지까지 수시로 관광을 하며 볼거리 먹을거리를 즐기기 때문이다. 돈 걱정 없이 달성공원이든 서문시장이든 언제든지 내려 여유롭게 돌아다니다가 올라타면 집을 향하니 이런 여유와 낭만을 무슨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양쪽 차창을 스치는 풍광이 움직이는 병풍 되어 12폭 수묵화가 되는가 하면 흰구름, 맑은 하늘, 저무는 석양이 정든 고향을 떠올리게 할 때는 내 마음 나도 몰라라.
포물선을 그리며 도심을 안고 돌아가는 모습이란 때론 한 편의 시가 되고 수필이 되는 것을 어이하랴. 북구청역 바로 밑에 닭, 오리 누룽지 백숙을 전문으로 하는 본가 장수촌이 머리를 내밀고 있다. 북구청역 인근 주민들은 좋겠다. 대구, 울산, 상주점을 두고 있는 본가 장수촌 누룽지 백숙이 가끔씩은 보양식 되어 어깨춤을 추게 한다. 언젠가 신천둔치에서 난타공연을 본 적이 있다. 귀동냥으로 알게 되었지만 북구관음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각설이난타 프로그램을 개설, 워낙 인기가 좋아 신바람난타가 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틈이 나면 본가 장수촌에서 친구와 더불어 누룽지 백숙을 배부르게 먹고 신바람난타에 한번 빠져보고 싶다. 북구청역을 떠나 원대역으로 향하는 3호선 전동차가 정말이지 한 폭의 그림이다. 명화가 따로 없다.(2024.11.26.)
'[일상 따라 글 따라]: 일상 & 수필 레시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상&수필 레시피: 천사도 떠났다] (72) | 2024.11.27 |
---|---|
[일상&수필 레시피: 3호선 여정, 달성공원역] (73) | 2024.11.27 |
[일상&수필 레시피: 동주 생각] (85) | 2024.11.27 |
[일상&수필 레시피: 몰입의 즐거움] (96) | 2024.11.27 |
[일상& 수필 레시피: 장르명을 생각해 보다] (52) | 2024.09.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