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따라 마음 따라]: 자작수필 & 자작시

[자작시&감상: 친구 길보]

백두산백송 2024. 5. 1.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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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감상: 친구 길보]

대구다
나온나
술 한잔 하자

그래
어디고

동대구다

알았다









낮달도 술을
마신 듯

친구 따라
서울로
갔다

*50년 묵은 친구가 대구에 출장을 왔다. 퇴임하고도 업무차 출장을 왔다니 예나 지금이나 멋있다. 말이 필요 없다. 보기만 해도 좋다. 길보(吉步), 그의 호(號)는 길보다. 낙지도 보쌈도 막국수도 길보를 좋아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역시 친구 길보가 최고다. 길보, 정말이지 길한 걸음을 했다.

순식간에 막걸리 세 병을 마셨다. 한 병은 너무 반가워서 그저 반갑다며 입으로 마셨고, 또 한 병은 막걸리 잔이 우그러지도록 박고 박으며 온몸으로 마셨다. 그리고 마지막 한 병은 또 만나자며 변함없는 우정을 다짐하며 마음으로 마셨다.

술맛이 꿀맛이고 꿀맛이 술맛이다. 술이 술술 넘어가니 송대관의 네박자란 노래가 저절로 나왔다. 노래는 못하지만 흥은 있다. 젓가락 장단으로 둘은  흥얼거렸다.  "네 박자 속에 사랑도 있고 이별도 있고 눈물도 있단다." 미친다. "한구절 한고비 꺾어 넘을 때 우리네 사연을 담는 울고 웃는 인생사 연극 같은 세상사 세상사 모두가 네박자 쿵작"이란다.

노래가 술을 마시고 술이 노래를 불렀다. 막걸리  세 병이 기어이 네 병이 되고 말았다. 꼭지가 살짝 돌아버린 그날, 집으로 돌아와 순식간에 장난을 치고 말았다. 명시(名詩)가 따로 있나. 내 마음에 들면 명시(名詩)지. 친구야, 찾아줘서 고맙다.(202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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