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따라 글 따라]: 일상 & 수필 레시피

[일상& 수필 레시피: 가자, 하와이로, '5분 만에 하와이로 가새우~']

백두산백송 2024. 7. 2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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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수필 레시피: 가자, 하와이로~~, '하와이로 가새우~~']

때론 언어유희가 요리맛을 감칠 때도 있다. 가끔 보는 백종원의 음식 레시피를 볼 때도 그렇고 허영만의 백반기행도 툭툭 던지는 말들이 그냥 양념과 고명이 되어 음식맛을 더할 때가 많다.

이어령의 '가위 바위 보'를 읽다가 '명문장은 깊이 생각하고 끝없이 상상하는 힘에서 나온다'는 이어령의 글이 생각났다. 그중에서도 '낯익은 것을 낯설게 하기'와 '문체'를 수필 레시피의 하나로 인용해 본다. 요리가 수필이 되고 수필이 요리가 되면 좋겠다.

*[낯익은 것을 낯설게 하기]
이것이 묘사문의 효과이며 그 특성이다. 그리고 그 글들은 항상 「지금」 「여기」라는 특정한 시간과 공간 속에서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개체(個體)로 존재한다.
  
그러나 설명문은 정반대로 「낯선 것」을 「낯익은 것」으로 만들어 주는 글이다. 어려운 말을 쉬운 말로 고쳐 주고 모르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것으로 옮겨놓는 사전의 낱말 풀이 같은 글이다. 「지금」 「여기」의 특정한 시간과 공간 속에서 떠오르는 달이 아니라 백과사전의 도해(圖解) 속에서 운행(運行) 되고 있는 세계의 달, 무한 속의 달이다.
  
그러니까 기행문은 묘사문이요,  여행 안내서는 설명문이다. 어느 때 묘사문을 쓰고 어느 때 설명문을 써야 하는지, 그것을 분별할 수 있게 되면 글쓰기의 반은 이미 성공한 셈이다.
  
*[文體는 주제이다]
뷰퐁의 유명한 정의 「문체는 인간이다」라는 말에 속아서는 안 된다. 같은 인격체라도 편지글을 쓸 때와 일기를 쓸 때 그리고 수필을 쓸 때와 소설을 쓸 때의 그 문체(文體)는 달라진다. 사람에 의해서 문체(文體)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주제에 따라서 문체(文體)는 변화한다.
  
문체(文體)는 외출할 때 옷을 입는 것과 같다. 일하려고 나가는 것인지, 파티장에 가는 것인지, 혹은 가는 데가 장례식장인가 결혼식장인가에 따라 옷의 선택이 전연 달라진다. 문체(文體)는 사람이 아니라 주제이다. 그리고 그 주제는 문장의 형식과 내용이 잘 어울릴 때 비로소 그 특성을 나타낸다. 형식에 치우친 글은 불꽃과 같은 것이고 내용에만 치우친 것은 수풀과 같은 것이다. 내용과 형식이 서로 긴장관계를 이루며 손바닥과 손등처럼 서로 뗄 수 없는 것이 될 때 진정한 문체(文體)는 획득된다. <名文章은 깊이 생각하고 끝없이 상상하는 힘에서 나온다 / 李 御 寧 >

수필 레시피와 요리 레시피는 공통점이 많다. 음식은 맛도 맛이지만 우선은 요리하는 사람의 품새나 목소리, 언어유희 등도 무시 못한다. 여기에다 멋스러운 비주얼도 중요하다. 같은 재료지만 요리하는 사람에 따라 맛과 향기가 다르다. 이것이 수필에서 '낯설게 하기'가 되고 '문체'가 되는 것이다.

새우로 만든 하와이풍의 요리를 두고 "하와이로 가새우~"란 멘트 하나가 새우를 주렁주렁 달고 나오는 느낌이다. 사람도 음식도 본질이 중요하지만 때론 본질을 더욱 빛나게 하는 감성적인 멘트나 예술적인 감각도 무시 못한다. 이렇고 보면 명품요리나 명수필이 되는 것은 그 궤를 같이 한다. 가자, 하와이로~, '5분 만에 하와이로 가새우~'(2024.7.25.)

집밥 아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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