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수필: "봉황(鳳凰) 새"야 날아라] 봉황이 머물고 간 산사(山寺), 안동 봉정사(鳳亭寺)를 거쳐 영주 소백산 자락 희방사(喜方寺)를 다녀온 지도 꽤나 오래되었다. 어니 땐들 난세 아닌 난세가 없었으랴만 그때도 나는 전설 속 한 마리 봉황새를 꿈꾸고 있었다. 생각보다 굵은 빗줄기가 온몸을 적셨다. 천년을 이어 온 봉정사, 서늘한 목조 건물 사이로 바람마저 숨을 죽이고 있었다. 극락전을 돌아 대웅전을 둘러싼 아름드리 노송(老松)이 힘겹게도 주불을 향해있다. 천년을 이어온 사찰 앞에 무정(無情)인 노송마저 인간으로 하여금 유정(有情)을 낳게 함은 역시 무량무변(無量無邊)의 불력(佛力) 때문이런가. 감내하지 못할 호국의 일념이랄까. 의상대사가 주체할 수 없는 불자(佛者)의 형역(形役)을 종이로 접어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