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따라 마음 따라]: 자작수필 & 자작시 105

[명상수필:당신의 하늘, 당신의 땅]

202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갑진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더욱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지금 당신 가까이 있는 사람 이 사람이 바로 당신의 하늘 당신의 땅입니다 서로 사랑하게 하소서! 서로 사랑하게 하되 겸손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당신의 하늘 당신의 땅 겸손은 곧 사랑입니다 ================================== [명상수필:당신의 하늘, 당신의 땅] 당신이 있기에 나는 내가 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망설임 없이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습니다. 만약에 당신이 내 곁을 떠나 이방인처럼 나를 쳐다보기라도 한다면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용기를 잃어버릴지 모릅니다. 오로지 당신이 내 곁에 ‘있음’으로 해서 내가 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 이것은 당신만이 나의 유..

[명상 시: 백수도 쉬고 싶다]

제주도는 언제 가도 또 가고 싶다. 봄에 해발 1,169m 어승생악 정상에서 백록담을 바라보고 왔다. 한라산 백록담 등반은 예약해야 하는 줄 몰랐다. 한 해가 저물고 있다. 티스토리란 세계에 깊숙이 발을 들여놓고 한 해를 마무리한다고 생각하니 기쁘다. 2024년 갑진년이 다가오고 있다. 사랑하는 님들의 건강을 빌어 본다. [명상 시:백수도 쉬고 싶다] 백수도 공휴일이나 토, 일은 철저히 지킨다 지키는 것이 아니라 아예 모든 것 내려놓고 쉰다 세 평 남짓 현관 앞 고추, 상추, 풀꽃들과 입술을 마주치는 벌과 나비도 심지어 무시로 드나드는 참새들도 공휴일이나 토, 일은 쉰다 백수도 할 일은 평일에 하고 하릴없이 토, 일, 공휴일은 모든 것 내려놓고 푹 쉰다 심지어 무시로 드나드는 참새들도 공휴일이나 토, 일..

[명상수필: 회개와 용서]

[명상수필:회개와 용서] 성탄절이다. 메리크리스마스! 회개와 용서, 토속적 신앙에 푹 빠져 있던 내가 가톨릭 신자가 되어 하루를 기도로 시작해서 기도로 마무리하기까지는 나름의 시련이 왜 없었겠는가. 아픔만큼 성숙한다는 말은 진리다. 나는 언제나 이방인이었다. 어디든 함께 있어도 있는 것 같지 않은 무기력은 심한 아픔과 함께 찾아왔다. 싫었다. 몸도 마음도 처질 대로 처졌다. 발병의 원인은 간단했다. 사람은 무슨 일이든 올바른 생각과 마음을 가져야 한다. 비례물시(非禮勿視), 비례물언(非禮勿言), 비례물청(非禮勿聽), 비례물동(非禮勿動)이라 했다. 틀린 말 하나 없다. 예가 아닌 것들을 보고, 말하고, 듣고, 행했기 때문이다. 뒤돌아보니 모두가 내 탓이요, 스스로 짐 진 업이었다. 우연히 카카오 스토리(마..

[명상수필: 대구 10미(味),야끼우동]

[명상수필: 대구 10미(味),야끼우동] 대구 10(味) 중에 하나인 야끼우동에 대해 써 보았다. 대구 10 미는 '납작 만두, 논메기매운탕, 누른 국수, 따로국밥, 동인동찜갈비, 막창구이, 무침회, 뭉티기, 복어불고기, 야끼우동(볶음 우동)'이라고 한다. 야끼우동 전문점에 앉아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한 그릇 먹어 버렸다. 맛이 좋아 흥분한 탓인지 글도 흥분해 버린 것 같다. 글 속 군더더기를 고명으로 생각하고 삼켜 주면 좋겠다. 수성못을 바라보며 야끼우동을 주문했다. 훤히 들여다보이는 주방 한편에서 불기둥이 솟구치는가 싶더니 이내 짬뽕 같은 야끼우동이 나왔다. 벌겋게 잘 익은 꽃게에다 조개와 주꾸미 그리고 오징어가 보기 좋게 조화를 이룬 것이 먹음직스럽다. 맛집 크리에이터는 아니지만 한 컷을 잡았다..

[명상수필: 거듭나고 싶다]

[명상수필: 거듭나고 싶다] "글을 쓰면 부활한다." 글을 대하는 그의 문심(文心)이 주는 성스러운 이 말에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문심이란 말은 글을 쓰는 이의 마음이요 철학이다. 문심을 통한 문학적 부활을 꿈꾸는 그를 보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나는 부활이란 말을 참 좋아한다. 종교적 믿음을 떠나 늘 정신적, 육체적으로 거듭나기를 꿈꾸는 그 무엇에 대한 갈증인지도 모른다. 실제 그는 치열한 신앙생활을 통해 종교적 부활을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끝내 부활을 부정하고 돌아서며 문학인의 삶을 선택했다. 신앙을 포기하고 돌아선 그에게 문심의 불을 지핀 사람은 고교 때의 은사라고 했다. 그의 이력으로 보나 사람 됨됨이로 보나 모자란 구석이 없는 그를 두고 "글을 쓰면 부활한다"는 말을 불쑥 던..

[명상 시: 내 심장도 아프다]

[명상 시: 내 심장도 아프다] 살갑게 떠난 거리만큼 그만큼 심장이 아프다 가까이 있을 때는 몰랐는데 박차고 간 거리만큼 그만큼 심장이 아프다 가까이 있을 때도 가끔은 심장이 아프다고 말은 했지만 제 갈 길 박차고 간 흔적만큼 그만큼 심장이 아프다 살갑게 떠난 거리만큼 그만큼 내 심장도 아프다 퓨전의 시대, 올곧은 시인마저도 울지 않고는 못 배기는 질곡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이성보다는 감성이 지배한다고나 할까. 하늘을 향해 뻗은 전봇대마저 강풍에 흔들리는 계절, 겨울 까마귀 한 마리가 담장에 앉아 한참을 울고 간 날, 수돗물이 철철 넘치면서 세 평 남짓 자갈 찬 마당을 흥건히 적셨다. 별것 아닌 일에 흥분을 하고 주저앉기가 일쑤. 나는 나를 째려보는 내 눈이 저주스러워 버럭 화를 내며 먹던 밥을 엎..

[명상수필: 꼭두서니]

[명상수필: 꼭두서니] 그날따라 창밖에는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그녀가 내 옆에 앉기까지 나는 배호의 노래인 "돌아가는 삼각지"를 입으로 흥얼거리고 있었다. 선친이 즐겨 부르시던 노래라 어린 시절부터 귀에 익은 이 노래를 나는 좋아한다. '궂은비 오는 삼각지', 얼마나 낭만적인가. 무언가 그리운 서정으로 노래에 푹 빠져있는 나를 향해 그녀가 던진 질문은 "꼭두서니를 아시나요?"였다. 그해 우리는 집단 연수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녀는 상담사로서 서로를 소개하는 시간을 안내하고 있었다. 연수에 집중해야 할 시간에 우수에 젖은 나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생각 없이 그녀의 입술만 쳐다보고 있었다. "사람은 살아갈수록 자기 나름의 빛깔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꼭두서니는 꼭두서니과에 속하는 식물로..

[명상수필: 말분 연정(戀情)]

[명상수필: 말분 연정(戀情)] 말분 씨,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이름이다. 도심 속 서당(書堂) 모서리에 앉아 있는 말분 씨는 한 때 내 가슴 한 쪽을 스쳐간 말분이와 이름이 똑같다. 말분이는 얌전하고 예뻤다. 너무 이른 나이, 사랑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고만고만한 나이에 그냥 보기만 해도 가슴이 울렁거렸던 말분이, 그 말분이가 지금 서당 한 구석에서 명심보감(銘心寶鑑)을 들고 같이 앉아 있다. 나에겐 이미 명심보감은 물 건너갔다. 추억의 말분이, 그 말분이와 많이도 닮은 말분 씨, 이름도 같은데 생김새도 비슷하다. 믿거나 말거나 사랑이란 이름으로 추억의 언저리를 살짝 스쳐간 동심 어린 연정의 그녀, 그녀가 지금 내 곁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다. 6남매 중 내리 딸 다섯의 끝자리를 차지한 말분, 어쩌면 분에..

[명상수필: 낙서는 내 마음이다]

[명상수필: 낙서는 내 마음이다] 낙서는 내 마음이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 이리저리 갈겨 놓은 낙서를 보면 그것은 바로 어지러운 내 마음 그대로다. 동일한 말이 반복되고 있는가 하면 몇 번을 읽어 보아도 도대체 무슨 말인지를 모르는 것도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런 낙서를 하고 나면 어느 듯 내 마음은 잔잔한 호반을 거닐며 나비와 잠자리가 되어 날기도 한다. 나는 낙서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딱히 무엇을 해야 할 일이 없을 때나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때 낙서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마음이 어지러울 때는 낙서를 한다. 이리저리 어지럽게 그림을 그려 놓았거나 말도 안 되는 말을 그냥 갈겨쓴 것을 보며 웃기도 하고 때론 스스로 민망해 하기도 한다. 한 번은 낙서를 하다 이상하리만치 길게..

[명상수필: 용문사, 회룡포 돌아 시화연풍을 꿈꾸다]

[명상수필: 용문사, 회룡포 돌아 시화연풍을 꿈꾸다] 경북 예천 땅 용문사, 영남제일의 강원(講院)이 절 마당 한편을 차지하고 두 개의 석탑이 다보탑과 석가탑 마냥 대웅전을 떠받들고 있다. 회전문과 일주문을 지나 사천왕상을 마주했다. 사는 것이 업이요, 일상의 생각이 죄라면 죄일까. "하루의 생각과 말과 행위로 죄은 죄들이 모두 제 탓"이건만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사천왕상이 두렵게 다가왔다. 사는 것이 업인양 나도 나라도 힘들고 어렵게 느껴진다. 잠시 고개 숙였다. 석탑을 돌아 대장전으로 올라서니 말로만 들었던 티베트의 마니차와 같은 기능을 한다는 윤장대가 자리 잡고 있다. 돌고 돌리면 업장을 소멸해 준다는 윤장대. 이 속에 뜻 모를 경전이 들어 있어 고려인들은 대장경만큼 소중하게 여겼다는 깨달음의 바..